안녕하세요,

북가주 오클랜드 지역 5Bd/2Ba 셰어하우스 집주인인데 코로나로 실직한 세입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저는 F1 비자 대학원생이고, 영주권 신청과 모기지 리파이낸싱을 진행중입니다. 경제적 어려움이 심해져서 가능하면 이 친구를 내보내는 방안이 있다면 좋을 것 같아 두 가지 정도 해결책을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현금 자산도 한정돼 있고 신분이 불안정하다 보니 소송이 걸리거나 하는 등 역풍을 피해 부드럽게 해결했으면 하는데 제가 테넌트에게 제시하려는 제안들이 괜찮은 생각인지, 위험 요소는 없을지 걱정되어 문의 드립니다.

1. 배경 및 크고 작은 문제들
테넌트(이친구를 H라고 칭하겠습니다)가 베이지역에 잡오퍼를 받아서 이사를 온 직후 코로나가 터지면서 잡 오퍼를 취소당했습니다. 당시에는 남편이 이사 나오기 전이라 해당 건물에 살면서 집 관리를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테넌트가 4월부터 렌트를 못 낸다고 고지해왔고, 저는 5월 렌트는 면제해 주었습니다. 7월에 남편과 결혼하면서 남편이 이사 나온 후로는 집 관리와 관련된 일(쓰레기통 내놓기, 잡초 정리, 공유 구역 청소 등) 렌트 할인 기회를 몇 번 줬는데 모두 하지는 않고 일부만 하기에 해당 부분에 대한 할인을 해줬습니다.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나머지 테넌트들은 이사를 나갔는데, H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H는 남편이 셰어하우스에 살던 때부터 다른 테넌트와 잡다한 트러블이 좀 있었습니다. 남편 바로 아래층 방에 살았는데 의자 끄는 소리도 못 내게 하는 등(남편은 조용한 편이고 의자도 소음이 거의 없습니다. 이전에 두 명의 다른 테넌트들이 차례로 같은 방을 거쳐갔는데 그 누구도 남편의 소음 문제를 제기한 적은 없습니다) 꽤나 예민했던 모양입니다. H 옆방에는 K라는 다른 테넌트가 살고 있었는데, 이 테넌트와도 트러블을 많이 빚었습니다. K가 배수구를 막히게 하는 습관들을 갖고 있다든지, 지저분하다든지 자기 물건을 함부로 쓴다든지 하면서 제게 호소하더군요. K가 좀 지저분하고 종종 괴성을 내서 남편도 좀 골치아파하고 있었기에 당시에는 K만 문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남편에게 듣기로는 정작 H 이놈은 일 보고 변기물을 안 내린다더군요. 최근에 테넌트 지원자 인터뷰 하러 낮에 잠깐 들렀다가 H 혼자 쓰고 있는 욕실 변기에 물이 안 내려가 있길래 물을 내렸더니 그 소리에 방에서 나와서는 앞으로 집에 들르기 전에 공지를 해달라고 하기에 남편과 이야기하다가 알게 된 사실입니다. 집주인이 세입자의 개인 베드룸이 아닌 셰어하우스의 공용 공간에 들를 때는 공지를 따로 주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일단은 어려운 일은 아니니 알겠다고는 했습니다.

8월에는 K 때문에 못 견디겠다며 윗층의 남편이 쓰던 방(집에서 제일 크고 좋은 방입니다)으로 옮겨도 되겠냐고 묻더군요. 8월 말에 자기가 지인 회사에 인터뷰 봐 둔 결과가 나오는데, 거의 붙은 셈이라기에 아 이제 렌트는 낼 수 있겠군 하고 그러라고 했습니다. 어차피 두 방의 렌트비 차이가 몇십불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결국 위층으로 올라왔습니다. 마침 인터넷 비용을 렌트에 포함시키기로 해서 계약서를 새로 써서 줬는데 아직 서명은 안했더군요. 근데 9월 초에 듣기로는 해당 회사에서 노스캐롤라이나 발령을 요구하길래 잡오퍼 거절했답니다. H가 은근히 호더(hoarder) 기질이 있어서 집안 곳곳에 자기 짐을 쌓아두고 있는 터라 새 테넌트 구하는 데도 하등 도움은 안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마당인데 렌트도 안 내는 주제에 제일 비싼 방으로 이사오고 나니 은근히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자기가 테넌트 인터뷰를 도와주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더군요. 일단 이친구 직업이 세일즈맨이기도 하고, 제가 렌트 깎아준 것도 있고 하니 자기도 뭔가 도움이 되고 싶다면서 한번 생각해보라고 제안해왔습니다. 일단 고려해보겠다고는 했는데 만약에 이친구가 마음먹고 이 집에 대해 개인 메시지로 지원자들에게 안 좋은 이야기를 한다거나 할 경우에는 득 될 게 없겠다 싶어서 일단은 제가 인터뷰는 할까 합니다.

2. 현재 생각중인 문제 해결의 방향
H 이녀석이 인성이 못된 것 같지는 않고, 전형적으로 좀 spoil된 미국 백인 남성 느낌이라 자기가 끼치는 민폐의 규모라든가 하는 문제에 대한 감이 좀 없는 것 같습니다. 링크드인 프로필을 보니 학교도 딱히 명문은 아니지만 나름 GPA도 4.0을 받은 걸 보면 실제로 성실성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코로나 때문에 직장을 못 구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이 친구를 봐온 바로는 대체로 좀 허술하고 사람이 조금 나사가 하나 빠져 있긴 해도 악의가 있다거나 한 것 같진 않아서 일단은 부드럽게 해결할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3. 생각중인 해결책
(1) 내보내도록 권유
일단 이 친구가 사우스 베이에 부모님 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산불로 피신하시는 걸 도와드렸는데 다행히 집이 불타지는 않았다고 하더군요. 밀린 렌트를 포기하더라도 이 호더 녀석을 내보내고 집 빈 김에 한 번 싹 정리한 후에 새로 세입자를 받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밀린 렌트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이사를 나갈 수 있겠느냐고 물어볼 생각입니다. 너도 아직 젊고 벌써 빚더미 떠안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 나도 지금 돈이 너무 없어서 더 이상 유틸리티 내줄 돈도 없고 재산세 못 내서 유틸리티가 끊기거나(만일의 경우 집주인이 합법적으로 유틸리티를 끊는 게 가능할까요?) 집 팔게 생겼다는 식으로 설득해볼까 합니다. 렌트 계약은 12월이 만료입니다. 가능한 한 빨리 내보내면 좋을 것 같네요.
(2) 렌트를 할인해주고 작은 방으로 이사가도록 권유
렌트를 대폭 할인해주고(현재 $1270--> $900) 원래의 방으로 돌아가도록 권유해볼까도 고민입니다. 다만 할인된 가격으로 이친구가 영원히 눌러앉으면 여러모로 렌트 올리기에 불리하므로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계약서에 1~3년 안에 이사를 나간다는 조항을 넣을 수 있을까 고민 중입니다.

지금도 계속 세입자를 받고는 있습니다. 당장 금요일 저녁에 세입자 두 명 인터뷰 예정인데 고민이 많습니다. 해당 제안들에 법적으로 문제나 위험성은 없을지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